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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의 한숨소리

용흥 2015. 9. 8. 01:30

 

 

 

 

 

어느 노인의 한숨소리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 입니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 하더이다.

 

차리리 정신 놓아 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 버렸으니,

천진난만하게 주는 하루 세끼 간식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여 남매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들 유명 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흘러 왔더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최고 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 했든 들 무엇 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 아닌 사람 손에 매인 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까지가 멀고도 험하였으리,

종착역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외롭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일지도 모른다.

몸은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 하더이다.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모진 비바람도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 같은 마음으로...

과거엔 부모들이 자식에게 전 인생을 투자하고 노후를 보장 받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젠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라면 자신이 스스로의 노후를 책임져야할 시대입니다.

 

아직도 연금타고 퇴직금타서 울며불며 매달리는 자식에게

결혼비용 사업자금 취업자금 다 털어주고,

빈 털털이가 된 부모들이 길거리에 내 몰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서로 비참한 꼴이 되지요...

 

한 푼 없이 늙고 초라한 부모가 자식들에 더 이상 부모가 아닌 것이 오늘의 세태입니다.

자식에겐 교육까지만 책임져 주고 언제까지가 될지 모를 자신의 제3의 인생,

노후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