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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반응하고 의사소통하는 <식물>, 그리고 <박테리아>

용흥 2015. 12. 1. 19:39

 

먹음직스럽지 않게 보여 살아남는 식물

 

▲미모사 꽃

 

 

식물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챈 것은 프랑스의 생물학자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1744~1829)이다. 라마르크는 손을 대면 잎을 닫는 식물 '미모사'에 주목했다. 과학자들은 미모사의 이런 행동이 신을 먹잇감으로 여기는 초식동물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여긴다. 초식동물은 넓고 즙이 많은 잎을 선호한다. 미모사는 잎을 닫아 먹음직스럽지 않게 보이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죽은척하는 식물 미모사 (손길이 닿으면 잎이 오므려...)

 

라마르크의 조수는 미모사를 싣고 파리 시내를 돌아다녔다. 길을 달리면서 덜컹거릴 때마다 미모사는 입을 닫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같은 진동이 반복되자 미모사는 잎을 연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길의 진동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계속해서 입을 닫지 않는다는 것은 이것을 기억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귀가 없는 식물이 소리에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2년 국제학술지 '식물과학 동향'에는 "
식물이 소리에 반응할 뿐 아니라, 서로 의사소통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옥수수 모종의 뿌리에서는 220헤르츠(㎐) 대역의 특정한 소리가 난다.

 

▲옥수수 밭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은 옥수수 모종의 뿌리를 물에 담근 다음, 옥수수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주파수를 들려줬다.
그러자 옥수수 뿌리는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식물이 서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식물 신경생물학의 창시자인 스테파노 만쿠소 이탈리아 피렌체대 교수는 저서 '영리한 식물'에서 "식물은 인간과는 다르게 발달한 오감(五感)을 갖고 있으며, 결코 동물의 감각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문제 해결 능력이 지능이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식물은 단지 지능을 갖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영리한 존재"라고 밝혔다.

 

 


 

의사소통하는 박테리아

 

▲박테리아

 

생물 중에 가장 하등한 것으로 여겨지는 박테리아는 어떨까,
 
흔히 사람들은 단세포 생물인 박테리아를 질병을 옮기는 해로운 존재로만 인식한다.

 

미국 UC샌디에이고대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박테리아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단체 활동을 조율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기가 흐르면 빛이 나는 형광 염료를 박테리아 군집(群集)에 넣은 뒤 관찰했다. 그 결과 박테리아들은 내부에서 나오는 칼륨 이온을 이용, 전기신호를 주고받았다. 사람의 뇌에서 신경세포가 서로 신호를 전달하는 것과 유사했다. 연구를 이끈 구롤 수엘 교수는 "박테리아의 신호는 군집의 크기를 조절하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테리아(라틴어:Bacteria 단수형:Bacterium)

 

군집에서는 바깥쪽에 있을수록 먹이를 얻기 쉽다. 박테리아가 많지 않거나, 주변에 먹이가 풍부하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박테리아 군집이 커지고 먹이가 부족해지면, 안쪽에 있는 박테리아는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먹이를 못 먹게 된 안쪽에 있는 박테리아가 바깥쪽 박테리아에 전기신호를 보내면 바깥쪽 박테리아는 번식을 멈춘다. 

 

실제로 박테리아 군집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특성이 있다. 수엘 교수는 "박테리아의 신호는 박테리아가 주로 서식하는 물이 많은 환경에서 원활하게 전파된다"면서 "다른 군집끼리는 신호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식인박테리아 '치명적균' 일본 사망자 71명.. 감염자 300명 '육박'

 

박테리아의 전기신호는 사람에게 질병 정복의 청신호이기도 하다. 네이처는 "현재 전 세계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항생제에 면역력을 갖춘 수퍼박테리아의 등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
전기신호를 보내 박테리아의 번식 자체를 멈추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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