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스하게 하는../가슴에서머무는이야기

상사화

용흥 2015. 9. 17. 00:01

 

 

 

 

상사화

 

아주 오랜 옛날 깊숙한 토굴에서

정진 하던 스님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9월 소나기가 장대처럼 내리던 날

스님은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한 여인에게

한 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 버렸답니다.

 

수행도 중단하고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석달 열흘만에 상사병으로 피를 토하며 죽었고

쓰러진 곳에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바로 그 꽃이 상사화라는 것입니다.

 

 

붉은 꽃잎의 선홍색 빛이 더 가슴 아프게 합니다

꽃잎이 대신 말해줍니다

 

꽃은 잎이 말라 없어진 다음

7~8월에 꽃대를 내어 주지요

실제로 상사화는 잎이

먼저 나와서 죽어 없어지면

그제야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핀답니다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훗날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날 수 없는 숨바꼭질 같은 사랑을

"상사화 사랑"이라고 했답니다.

 

 

 

Sheila Ryan - The Evening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