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스하게 하는../이슈그리고토론

[교황, 낙태 용서하겠다]낙태한 신자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수 있다는것인데...

용흥 2015. 10. 5. 00:03

ㆍ“모든 사제에 권한 부여”…12월부터 1년 동안 한시 허용

“신이 베푸는 용서에서 제외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든 가톨릭 사제들에게 낙태를 한 여성들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밝혔다. 낙태한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여성에 대한 용서는 오는 12월8일부터 내년 11월20일까지 이어지는 ‘자비의 희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교황은 1일 발표한 교서를 통해 “희년 기간에 낙태 사실을 깊이 뉘우치며 고백하는 여성들을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모든 사제들에게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낙태죄는 교구 최고 고해 신부만이 용서할 수 있었지만, 이번 특별 희년에는 그 권한을 모든 사제들에게 주기로 한 것이다. 교황은 사제들이 여성들에게 낙태 행위의 엄중함을 깨우쳐주되 따뜻하게 대해주라고도 당부했다.

 

7개 언어로 번역돼 공개된 교서에서 교황은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교황은 “낙태는 비극이며 분명히 잘못된 행위”라면서 “광범위하게 퍼진 정신의 무감각이 새 생명을 환영하는 개인적·사회적 감수성마저 잃어버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황은 “많은 사람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상당수 여성에게 낙태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엄청난 압박임을 인정했다. 교황은 “낙태 결정은 여성들에게 ‘존재론적이고 도덕적인 고통’을 안겨줬다”며 “수많은 여성들을 만나면서 괴롭고도 고통스러운 결정으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번 메시지는 또 한번의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간 가톨릭 내부에서 금기시돼온 동성애나 이혼에 이어 낙태에 대해서도 기존의 가톨릭 교리나 교황들의 입장과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교황은 2013년 동성애에 관한 물음에 “내가 어떻게 그들을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응답하는 한편 재혼한 신자에 대해 영성체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가톨릭 언론인 내셔널가톨릭리포터는 교황이 낙태를 하는 개인의 잘못을 탓하기보다 구조적 원인을 지적한 것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교황이 이번 교서에서 낙태 수술을 실행한 의료진에도 사제들이 용서를 베풀 것을 권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