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무악석(看無惡石)/수석자료와정보

수석미의 5대 요소

용흥 2014. 7. 12. 19:43

≪ 수석미의 5대 요소 ≫

1. 수석미(壽石美)의 요소
수석(壽石)이란 관상자로 하여금 산수의 경정(景情)을 연상하거나 조화(造化)의 묘를 느끼게 하는, 말하자면 선택된 자연석(自然石)을 말한다. 그러한 정취는 역시 몇 가지 구체적인 특색에 의해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왜냐하면 형태미가 좋아야 조화의 묘취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형(形), 질(質), 색(色)을 3대 요소로 치고 있으나 요즘에 와서는 보편적이고도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2가지 요소를 더 보태어 5대 요소로 치고 있다.
  
이것을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가 『형에 무엇인가 볼만한 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가 『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
셋째가 『색에 깊이와 농도(濃度)가 있어야 한다는 것』
넷째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
다섯째가 『고태(古態)를 띠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직감(直感)이 중요하다. 5대 요소를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관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부터 직감에 의해서 좋은 수석 감을 고른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기 때문에 먼저 이론부터 터득하는 것이 좋다.
  
앞에서 열거한 현대 수석의 5대 요소는 갖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끝에 정립된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함부로 부정하지 못할 것으로 믿어진다.

가. 형태(形態)
수석의 첫째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형태에 있다.
아무리 질이 좋거나, 색이 좋다고 해도 아무데도 볼품이 없는, 즉 아무렇게나 생겨먹은 돌은 몽돌에 불과하다. 돌이 수석이 되기 위해서는 산수의 경정을 연상시키거나 혹은 어딘지 모르게 심미안(審美眼)에 호소해 오는 데가 있어야 한다.
수석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조형미(造型美)를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도 이루지 않고 있는 돌을 수석이라 하기 어렵다. 연상은 상징화된 형태에서 환기(喚起)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형태가 없는 돌에서 연상이 환기되지 않는다.

나. 질(質)
석질은 단단한 경질(硬質)의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형태가 좋더라도 금방 부서지거나 변색하는 따위의 것은 적당치 않을 뿐만 아니라 수석으로서의 가치도 없다. 견고한 돌에는 안정감이 있고, 중후한 맛이 있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또 편안하게 해 준다.

그러나 아무리 견고한 것이 좋다고는 하더라도 보석(宝石)처럼 차가운 느낌을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너무 단단하면 형태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또 보는 이에게 정감을 주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모오스 경도계(硬度計)로 5도에서 9도까지의 것이 알맞다.

다. 색(色)
색깔은 산뜻하고, 깊이가 있고, 농도(濃度)가 짙어야 적합하다.
그렇다고「묵석」,「먹돌」로 불리는 새까만 돌만 최상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청색, 녹색, 갈색의 것일지라도 무게와 깊이가 있고, 색조가 맑으면 얼마든지 미적 관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들이 흔히 수석의 빛깔로 흑색을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먹물에도 5종의 색이 있다」고 당나라 비평가 장언원(張彦遠)은 말했다. 먹물로만 그려져서 색이 없다는 동양화에도 자세히, 그리고 깊이 살펴보면 5채(五彩)의 색이 있다는 것이다.
  
흑색이 수석의 색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흑색은 산수경정석을 낳은 동양화(墨畵)의 색이다.
②흑색에는 동양인들의 심정에 어울리는 소박, 평온, 간소한 느낌이 있다.
③흑색은 연상이 쉽고 인상에 잘 남는다.
④흑색은 특히 물에 젖었을 때 아름답다.
⑤흑색은 어디에 놓아도 아무 것에나 조화를 이룬다.
⑥흑색은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라. 자연(自然)스러움
수석은 자그마한 하나의 자연석을 통해서 대자연의 묘취를 관상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말이 가끔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자연석」이 바로 「자연스러움」이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자연스러움」이란「이상적 자연미」를 말하는 것이지「자연 그대로」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수석에서 찾아내려는 아름다움은 온갖 자연의 경관 속에서 그 좋은 데만 조합(組合), 형성(形成)한, 즉 이상화된 자연미인 것이다.「자연을 이상화해서 자연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자연」을 보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수석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일이다. 이상화된 자연스러움이 우리들의 심미안에 순수히 받아들여 질 때 납득할 수 있는 형태와 정경이 된다.

마. 고태(古態. 예스러움)
어떤 돌일지라도 강에서, 혹은 산에서 주워 온 그대로여서는 조잡해서 깊은 맛이 없다. 이런 돌을 흔히 생돌이라 한다. 수석은 역시 오랜 세월 동안 풍상을 겪은 듯한 느낌을 주어야 수석미가 돋보인다.
훌륭한 미술품에는 시대감(時代感)이 있어야, 그 미술품의 품격과 가치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석에도 고태가 풍겨야만 명석(名石)으로서의 품격을 갖춘다.

지금까지 수려한 형태, 경도(硬度) 높은 질감(質感), 심원(深遠)한 색감, 자연스러움이 수석의 요소라고 해 왔는데 이상의 네 가지 요소만 갖추었다고 해서 완전한 수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여기서 고태, 즉 예스러움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석의 요소는 이 네 가지 요소와 고태까지 합해서 다섯 가지로 치고 있는 것이다.

이 고태미는 오랜 동안 양석(養石)을 하거나 물형석(物形石), 문양석(紋樣石), 색채석(色彩石)의 경우 손으로 쓰다듬어주면 일종의 풍화작용으로 해서 절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즉 수석에 대한 애정이 고태를 붙게 한다고 하겠다.
애정+양석=고태인 것이다.

이상으로 수석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건이 무엇인가를 알아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수석은 반드시 이와 같은 요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돌이 흔하겠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상과 합치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이상에 가깝도록 지향(志向) 한다는 데 뜻이 있는 것이다.

이상을 지향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러한 정신이 없으면 진보도 발전도 없다. 답보와 퇴패(退敗)가 있을 뿐이다.

아무튼 수석이란 형이 빼어나게 잘 생기고, 질이 단단하고, 색이 짙은 데다 자연스러움과 예스러움을 갖춘, 적당한 크기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2. 부대조건
이런 요건 외에도 수석에는 부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몇 가지 요건이 있다.
그것은 선(線), 면(面), 돌갗, 밑자리다.
수석의 5대 요소에 이러한 몇 가지 부대조건이 갖추어야 비로소 명석(名石)으로서의 대우를 받게 된다.

가. 선(線)
부드럽고 뚜렷한 선의 흐름이 수석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선이 흐릿하거나 개성을 갖지 않을 때 인상을 받지 못한다.
특히 원산형석의 경우는 더하다. 능선이 명확하지 못하거나 정리되어 있지 않을 때 시원한 느낌을 얻지 못한다.
엄격함을 나타내는 직선(直線), 활동적인 사선(斜線)이나 곡선(曲線) 등, 이러한 여러 선들이 평안, 동요, 긴장 등 다양한 감정을 감상자에게 전해준다. 수석은 원래가 정체(靜体)인 만큼 특히 선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 면(面)
수석의 미를 조성하는 기능 중에 면(面)이 있다.
몇 가지 면의 구성과 대조(對照)가 미적 흥미를 고양시키기 때문이다. 단석(段石) 단애석(斷崖石), 평석(平石), 토파석(土坡石) 등에 있어서의 면의 역할은 대단하다. 이 면의 양부(良否)에 따라 돌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상층부(上層部)의 면뿐만 아니라 허리부분 면의 구성과 대조 여부에 따라 돌의 성격이 일변(一變)한다.

특히 추상미(抽象美)를 보이는 수석의 경우 이 면의 역할이 더 중요성을 띤다. 어떤 면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것보다 두 개 이상으로 된 면에 변화와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 돌갗
자연석의 표면 상태를 최근에 와서「돌갗」이라 하고 있다. 또는 표피(表皮), 피부(皮膚)라 하기도 한다.「돌갗」이란 말은 살갗이란 말을 응용해서 만들어낸 조어(造語)이다.
  
대자연이 오랜 시간동안 무심히 돌 표면에 형성한 즉 풍화(風化)와 침식(浸蝕)과 물 씻김(이 역시 조어로 물이 돌을 씻거나 마모작용 한 것을 뜻한다)으로 해서 만들어낸 돌갗의 묘미는 수석미에 있어 아주 중요한 것이다. 산돌도 산돌이려니와 특히 강돌의 경우 뛰어난 돌갗은 바람직한 조건 중 아주 큰 위치를 차지한다.

라. 밑자리
밑자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감상 상 그다지 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 생각은 잘못이다. 바닥이 평탄하고 안정되지 않고는 수석으로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밑자리 역시 수석 형성의 중요 조건이다. 수석이 자연미를 기조로 하고 있는 만큼 미의 완전을 위해서도 앉음새가 자연적으로 좋아야 한다. 밑자리가 좋지 않다면 서지도 앉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밑자리가 꼭 칼로 벤 듯 반듯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거칠고 굴곡이 있어도 안정성이 있으면 된다. 적어도 수반에 앉혔을 때 모래로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좌대 돌로 할 때도 밑자리가 어느 정도 평탄해야 좌대를 짤 수 있다.

이것은 평탄하고 안정한 데다 전체로서의 조화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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